죽음

무한한 우주의 영원의 침묵

서호60 2024. 11. 22. 11:22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우리는 무한한 우주의 존재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별빛은 수백만 년 전의 과거에서 온 것이며, 그 빛이 도달하기 전에 별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경이로움을 넘어선 깊은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우주는 태초부터 존재해 왔고, 우리의 시간감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영원 속에서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이 끝없는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침묵이다.

그 침묵은 단순히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넘어선다. 그것은 존재와 부재의 경계, 우리의 이해가 닿을 수 없는 영역에서 오는 무언의 메시지다. 천문학자들이 망원경을 통해 관찰하는 먼 은하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 그들의 침묵은 인간의 존재를 초라하게 만들고, 동시에 우리가 그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려는 불타는 열망을 갖게 만든다.

우주의 침묵은 깊은 고독감을 준다. 우리가 속해 있는 이 푸른 행성은 우주의 무수한 점들 중 하나일 뿐이다. 이 거대한 공간 속에서 우리는 과연 혼자인 것일까? 혹은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곳에서 다른 지성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그 답을 모른다는 사실은 두려움을 배가시킨다. 하지만 이 침묵이 꼭 공포로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시간과 공간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경이감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우리가 속한 이 우주는 무한히 커 보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의 마음은 무한히 작지 않다. 우리가 느끼는 사랑, 슬픔, 호기심은 이 거대한 우주의 한 조각이지만 동시에 그를 초월하는 무언가다. 침묵은 말하지 않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간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 영원한 공간과 침묵은 인간에게 무력감을 줄 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깨닫게 해준다.

결국 우주의 침묵은 우리에게 하나의 선택을 준다. 그것을 단지 두려워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통해 우리의 존재 의미를 찾아낼 것인가. 이 무한한 경이로움과 공포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질문하며, 우주의 작은 한 점으로서도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참고)
'무한한 우주의 영원의 침묵'이라는 표현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의  ''팡세(Pensées)'에서 유래. 원문은 "Le silence éternel de ces espaces infinis m'effraie"이며, 이를 번역하면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는 의미. 파스칼은 인간 존재의 미미함과 우주의 광대함 사이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경이로움을 표현하고자 이 문구를 사용.

https://youtube.com/shorts/XnK9y_3aQDk